2024년 3월 3일
우리는 항상 공과 사를 나눈다.
아무리 좋은 사람을 알게 됐더라도 그 시발점이 회사라면 동료
가 되고, 나와 성향이 맞지 않다고 하더라도 학창 시절에 알게 됐으면 친구
라는 호칭이 붙는다.
그래서 그런지 공은 수직적이며 불편하다.
회사에서 작은 실수라도 하게 된다면 이는 내 능력 부족을 탓하게 된다.
뒤 이어서 나란 사람 자체가 부족한 것일까? 라는 자기 혐오로 빠지기 쉽다.
또 회사 안에서 나
라는 존재는 엄연한 임금을 받고 댓가를 제공하는 노동자이기 때문에, 그만큼 상응하는 실적도 놓칠 수 없다.
이는 임금 = 나의 값어치
라는 인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회사라는 공간에서는 페르소나, 즉 사회적 가면을 쓸수 밖에 없다.
자신이 자신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하고 벗어나고 싶어한다.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812만명, 정규직 근로자는 1380만명이다.
또한 한시적 근로자는 525만명으로 추산 되는데,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일을 한다.
하지만 많은 직장인들은 일을 하며 행복감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출근을 해서도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하며 큰 한방을 노리며 이 지긋한 회사생활을 벗어나고 싶어한다.
모순적이게도 얼른 탈출하고 싶은 이 회사 생활은 우리의 일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2013년에 영국의 더 선
이라는 신문사에서 발표한 자료이다.
80년의 삶을 기준으로 우리는 26년을 일을 한다.
평생의 1 / 3 정도의 시간을 노동에 바치는데, 이 노동 시간은 기대 수명이 늘어난 현재 그에 비례해서 더욱 늘어났을 것이다.
위의 이러한 이유들로 창업을 하고 싶어하거나 자영업자의 길로 돌아서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본인의 성향이나 여건으로 인하여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럼 회사에서 의미를 가지고 스스로의 중심을 잡아가는 것은 포기해야하는 부분일까 ?
나는 회사라는 공간은 필수불가결한 수직적인 부분이 존재할수 밖에 없고, 또 존재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무언가를 진행하거나 결정하기 위해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생각 또한 일치해야한다.
일치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대화와 설득의 과정을 거쳐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의를 구해야한다.
이는 비단 회사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무조건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기에 단체 생활 그 자체에 대한 의구심은 없다.
하지만 이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할수도 있는 동료들은 나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일의 강도와 야근의 잦음 같은 부분들은 나에게 고려사항이 되지 않는다.
야근이 잦고 일이 많다하더라도 함께하는 동료들과의 핑퐁 효과가 분명히 존재해야하며, 모두가 성장하고 있다는 성취감이 든다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개발 공부를 시작하며 막연히 가지고 있던 고민이고 걱정이었는데, 우테코를 하며 준에게 면담 신청을 하고 말씀을 들어보며 어느정도의 갈피를 잡게 됐다.
내가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욕심을 부리기 이전에, 나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인가 ?
본인이 회사에서 위와 같은 동료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것처럼, 나와 동료가 될 사람들 또한 같은 기대를 갖고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나는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인가에 대해서 항목별로 정리해보며 스스로를 돌아보려 한다.
약속 : 앞으로 어떤 일이나 계획을 하기로 말로써 또는 서류로써 다른 사람과 정함
약속을 지키는건 굉장히 중요하다.
이는 동료와 잡은 점심 약속이 될수도 있으며, 나아가서는 회사 업무와 관련한 약속이 될 수도 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라는 말도 존재하지만, 처음 한 약속을 무조건적으로 지켜야할 필요는 없다 생각한다.
점심을 먹기로 한 시간까지 본인의 업무가 끝이 나지 않아 약속이 취소 될수도 있으며, 회사 내부 사정으로 인해 업무 내용이 변경 되어서 해당 약속은 아예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로 인해 약속한 경우가 변경 되거나 취소 되는 경우에 상대방에게 충분한 양해와 사과를 구한다.
이는 단순히 사과를 하거나 양해를 구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온전한 이해가 수반 되어야 한다.
밥을 먹는다는 행위는 무엇일까 ?
특히 우리나라에서 밥이라는 단어는 모든 안부 인사를 통용 할 만큼 굉장히 중요하다.
업무에 충실하여 오전 근무를 마친 후에, 유일하게 허기를 달래고 조금이나마 바깥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밥을 먹으면서는 회사에서 벗어나 소소한 일상 대화나 세상 살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결국 같이 밥을 먹고 싶다는 것은 회사동료로서의 나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나
라는 사람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느껴야한다는 의미로 귀결 된다.
또한 이 사람과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
이 없어야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다른 사람에게 같이 밥먹고 싶은 사람인가?
여기서 말하는 인사이트란 개발에 대한 기술적 지식이 될수도 있으며 개인적인 감정에 대한 부분이 될 수도 있다.
기술과 관련 됐다면, 본인이 더 깊거나 새롭게 알게 된 지식들을 공유함으로써 팀원들의 전체적인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기를 고양시킬 수 있다.
만약 본인이 문제를 해결할때의 관점을 공유하는 것이라면, 간접적으로나마 이 사람이 일을 대할때의 접근 방식을 접해볼 수 있다.
감정과 관련 됐다면, 본인이 느꼈던 감정에 대해서 토로해보며 동료들과의 라포를 키워나갈 수 있다.
또한 나라는 사람에 대해 판단 해볼수 있는 표본을 추가함으로써 후의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에서 서로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이러한 공유는 결국 회사 안에서의 비즈니스 성장으로까지 이어질수 있는 부분이다.
나는 사람과의 인사이트 공유를 즐기는가?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선 많이 부족하다.
나는 자기 검열이 심한 편이다.
이 부분들을 해결해나가고자 나름 노력중이지만서도, 아직도 걸림돌이 될때가 많다.
예를 들어서 새롭게 알게된 지식을 공유하고자 할때도,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부분이라면 어떡하지? " 라던가,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이 정말 알고 있는것이 맞나?" 라는 의구심도 든다.
감정적인 부분들에 관해서는 1:1 관계가 됐을때 내가 느낀 부분들에 대해서는 그나마 이야기하는 편이다.
하지만 여러명과 함께 있을때는 말에 대한 주도권을 갖는것 자체에 부담스러움을 느낀다.
오히려 듣는 입장이 되어서 남의 이야기를 더 집중해서 듣거나, 그 이야기에 관한 질문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팀 단위로 움직여야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여지가 있다.
우테코를 하며 이러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세우고 행해보려 한다.
질문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소프트 스킬, 커뮤니케이션 능력 또한 출중하다는 것으로 이어진다.
본인이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한 명확한 질문을 한다는것은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기에 그만큼 배려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흐릿한 질문 10개보다 명확한 질문 1개를 통해 서로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으며 능률을 향상 시킬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부분을 남에게 명확히 이해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질문 뿐만 아니라 단순한 의견도 마찬가지이다.
질문이나 말을 잘
한다는 것에는 끝이 없다.
즉, 어느 단계라는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항상 주의 깊게 본인이 할 질문을 살펴보며 좋은 질문이 될때까지 여러번의 퇴고를 거쳐야한다.
이번 우테코를 하면서 좋은 질문을 하는 방법에 대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따로 글로써 정리해보면서, 좋은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한 테크닉을 다듬어 나갈 예정이다.
결국 내가 원하는 팀원들을 만나게 됐다 하더라도, 그 팀원들과 함께 일
을 해나가는 것이다.
이 일이라는 것은 결국 공적인 부분이며, 본인이 원치 않더라도 해내야만 하는 부분이 존재할수 밖에 없다.
이런 불편할수도 있는 부분들을 완화해줄 수 있는 시작점이 본인이 이 일을 사랑해서 시작한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개발을 진정으로 재밌어서 시작했고 개발 자체에 내적 동기가 꾸준히 유지가 된다면 위의 불편함은 경감 될 수 있다.
반대로 일하는 내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던가, 꾸준히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다른 팀원들의 사기 또한 저하 될 수있다.
직장
이라는 곳에서 함께 일
을 하는 사람들이지만서도, 그 사람들의 일의 동기가 순수함
이라면 팀끼리의 성장가능성을 기대해봄직하다.
일반적으로 개인적인 감정을 철저히 배제시키고 업무만을 바라보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서로가 공통된 목표를 달성하고자 회의실에 들어서지만 후에 서로의 의견이 상충되다보면 개인적인 감정이 뒤섞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부분은 팀의 분위기를 건조하게 만들고,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창을 닫아버린다.
의견 공유 과정에서 나의 의견이 묵살되는 듯한 감정이 들더라도 나와 동료들은 공동의 목표가 있음을 견지해야한다.
또한 동료들도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닌, 같이의 가치
를 느끼며 팀에 합류한 사람들임을 마음 속에서 상기해야한다.
만약 내 의견이 무조건 관철 되어야 한다면 왜 이 의견은 받아들여져야 하는지에 대한 엄격한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설득 과정을 거치기 이전에, 내가 피력하려고 하는 의견이 정말 최선의 의견인가?
에 대한 메타인지 과정이 우선적이다.
단순히 내 목소리가 커서 동료들이 양보하고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 또한 내 의견에 온전히 스며들어 공감할수 있도록 해야한다.
마찬가지로 동료가 나와 상충되는 의견을 내더라도 철저히 객관적인 관점에서 의견대 의견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키워야한다.
이 글을 써보며 내가 무언가를 원하고 욕심내기 이전에, 그 무언가를 원할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서 먼저 돌이켜 보게 됐다.
훗날 내가 어떤 팀에 들어가게 될지, 어떠한 동료들을 만나게 될지 전혀 모른다.
하지만 일
로써 개발을 하게 되기 전에, 스스로를 차근차근 다져놓는다면 훗날 내가 들어갈 팀에서 좋은 동료
를 넘어서서 좋은 사람
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