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1일
2024년은 삶 전체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해였다.
성인 이후로 매년 몰입하고 집중해왔지만 2024년은 큰 전환점을 맞았다.
삶의 끝자락쯔음에서 되돌아 볼때 한번은 되새김하고 싶은 해이기에,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다.
1월 한 달 동안에는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내는 데에 집중했다.
우테코를 합격한 후에,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인가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FE와 BE 전부 다 구축해보며 배포 프로세스를 겪어보고 싶었다.
지금 이 블로그가 올해 1월에 만들어서 배포했던 블로그이다.
물론 처음과는 디자인도 많이 바뀌었고 현재는 단순히 md 파일을 렌더링해주는 정적인 사이트로 바꾸었다.
익스프레스지만 백엔드 코드도 짜보고, CI/CD 구축까지 해보면서 회색 지대였던 배포 경험을 쌓아볼 수 있었다.
(AWS에서 EC2 인스턴스 2개 돌리고, 이왕 써보는 거 다 써보자 해서 RDS까지 써봤는데 매달 5만 원 넘게 청구가 됐다. 지금은 그래서 다 무료로 돌려놨다..)
2월부터는 우테코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항상 남이 시키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걸 해야 했고, 그러한 부분이 지금의 본인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고싶다의 동기는 단순히 네임밸류가 유명하다 등의 외적 동기가 아니라 스스로 진정으로 원해야 했다.
우테코가 나에겐 그랬다.
우아한형제들이라서가 아니라, 단순히 '테크코스'라는 이름을 가졌더라도 지원하고 싶었다.
그 이유는 우테코 사이트에 들어가면 바로 있다.
한 가지 일에 몰입해 성공한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깊이 있는 몰입을 통해 성공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른 분야를 도전해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과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입니다.
우테코의 교육 목적은 단순히 좋은 회사에 취업시키려고 하는 곳이 아님을 사이트와 사전 설명회만 보아도 느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우연히 개발을 접했다.
처음에는 어떤 것부터 해야 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아서 무작정 강남에 있는 IT 학원을 찾아갔다.
개발을 경험해보고 싶었을 뿐인데 학원에선 6개월 후에 연봉 N원의 회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부분만 강조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던 것이 아니었기에 고민하고 연락드리겠다고 말씀드린 후 나왔고, 그 후 약 1년 반이 넘는 기간을 독학해왔다.
국비지원과 여타 개발 부트캠프 기관들에 대한 불신이 있었지만 우테코는 한번 믿어보고 싶었다.
한 달이 넘는 선발 과정과 2개의 시험을 거친 후 감사하게 합격하였고 6기 과정을 밟았다.
우테코는 개발 지식을 넘어서서 본인에 대한 메타인지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취업을 위한 취업을 하기 싫어서 우테코에 왔지만, 이 과정이 끝나고 나면 취업을 해야만 하는 것은 자명했다.
(취업 안 하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실제적인 비즈니스 흐름의 구성원이 되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나름 이런저런 경험을 해오며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정리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취업은 또 다른 문제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본인이 취업이라는 단어 자체와 엮일 일이 없다고 판단했다.
본인은 어디 회사로 가야지 정말 만족하며 일할 수 있을까?
어떤 조직에 들어가든 하루의 절반 이상을 투자해야만 할 텐데, 내적 효용감을 유지하면서 일할 수 있는 회사는 어디일까?
단순히 하루 8시간 근무만을 목표로 하고 나는 나, 회사는 회사로 자아를 분리하며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혼자서는 정답을 내리지 못했을 텐데 우테코에서 코치와의 면담을 통해 방향성을 잡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본인이 어떤 부분에서 고민하고 있는지,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청사진을 그려나갔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토스라는 조직을 목표로 삼았다.
토스의 코어밸류에는 빠른 실행력과 주도적인 학습이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나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과 맞닿아있었다.
성인이 되고 1학기를 끝내자마자 휴학을 했고 작곡을 시작했다.
어디 소속사에 들어간 것도 아니었고 1평 남짓의 골방에서 홀로 틀어박혀서 작업했다.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결국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혼자 학습하며 해결했다.
또 만족스럽든 아니든 일단 만드는 행위 자체에 집중했다.
이런 부분을 개발하면서도 동일하게 적용했고 토스에서 이를 코어밸류로 삼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동질감을 느꼈다.
그때부터 토스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고 진심을 다했다.
개발 공부는 당연하고 토스 내부에서 개최하는 채용이나 행사들은 족족 지원하고 참여했다.
결과적으로 NEXT 전형을 통해서 감사하게 합격할 수 있었고 현재 입사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다.
그렇게 오고 싶었던 토스에 들어왔지만 어렵고 어색한 것이 많다.
토스에선 아예 신입보다는 이직을 통해 입사하는 경우의 수가 훨씬 더 많다.
메이트를 뵈었을 때도 처음에 물어보셨던 부분은 어디서 이직했는지였다.
이는 일장일단이 있다.
토스가 신입과 경력직의 구분을 짓지 않고 한 명의 메이커로서 인정을 해준다는 것이고, 동시에 그만큼의 역량 또한 갖춰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소위 프로 개발자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신입들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역량을 바로 갖추기엔 어렵다.
그렇다고 '나 신입이니까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태도는 건강하지 않다.
이러한 응석을 부리고자 토스에 오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토스 또한 응석을 받아주기 위해 신입을 뽑는 것이 아니다.
현재는 정말 좋은 메이트와 팀원 분들을 만나뵙게 되어서 다들 친절하고 치근차근 알려주시지만, 하루빨리 신뢰를 얻도록 부단히 나아가야 한다.
위 생각을 바탕으로 팀의 작업 프로세스부터 얼른 익혀야겠다고 판단했고, 작은 태스크라도 배포해보며 얼른 팀원분들과 싱크를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토스 팀원들은 일적으로 꾼들만 모아둔 느낌이다.
일하는 흐름을 살펴보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들 같다.
이는 단순히 인풋만 많이 붓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잔가지들만 쳐내면서 겉만 청소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뿌리부터 뽑으려는 느낌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려한다.
이는 코어밸류의 신속한 속도로 움직인다.
와 임팩트를 만드는데에 집중한다.
라는 부분과 맞닿아 있는 부분인데, 실제로 회의를 한 후 빠른 스프린트 주기로 배포를 돌린다.
그러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층 다듬어진 스프린트를 만든다.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과정을 처음 겪어봤는데, 신선하면서도 이 또한 효율적임을 느꼈다.
의사결정 과정 자체가 데이터에 기반하게 된다면 직감에 의존하지 않는다.
즉, 무언가 결정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컴팩트해지고 담백해진다.
~하지 않을까? 같은 추측성 발언을 기반으로 일을 나아가지 않는다.
A/B 테스트를 통해서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 위너가 결정됐다면, 그 위너를 가지고 또 다른 파생 아이디어를 만들면 된다.
본인은 이러한 과정을 효율적이면서도 신선하게 느꼈다.
모르는 게 훨씬 많은 상태에서 오프위크를 맞이했지만, 2025년에는 본격적으로 부딪혀보며 어떤 문제든 유연하게 해결해낼 수 있는 역량을 얻고 싶다.
20살때 학교를 휴학하고 26살까지 음악을 했다.
중간에 다니던 학교를 자퇴했고, 사회의 규범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벗어났다.
주변에선 전부 다 반대했고 교수님께서는 직접 전화까지 오셔서 만류하셨다.
그땐 본인이 평생 음악을 할 줄 알았고, 음악이 아니더라도 대학교를 졸업해야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학위 자체가 무의미하고 대학교는 이미 무너져버린 상아탑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그 후 음악을 만들어오다가 직업이 되었을때, 큰 번아웃을 겪었고 이는 많은 변화를 안겨주었다.
살아오면서 가장 큰 실패라고 할 수 있었고, 몇 달을 목적 없이 흘러가듯이 살았다.
무력감을 타파하기 위해 뭐라도 하자라는 생각에 독서를 시작하며 개발을 접했다.
음악에 이어서 두번째로 무언가에 몰입하고 싶은 분야였다.
음악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잘하고 싶다라는 개인적 욕심에 기반하여 개발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고 그 동안 많은 변화와 더불어 행운이 따라주었다.
살아가면서 행위의 결과들이 소위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하면 보통 돈, 명예 같은 현실적인 부분을 채워줌을 의미한다.
당연히 그러한 결실이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본인의 행위는 결실이 목적 그 자체가 아니었다.
위의 것들은 비유하자면 트로피 정도다.
오히려 트로피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긴 굳은살과 가치관이, 설령 트로피가 사라져도 남아 있을 본질이라 생각한다.
토스는 본인에게 단순한 직장이 아니다.
나는 어떤 조직을 들어가야 하는가? 에 대해서 끊임없이 반추할 때, 결국 이 물음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의 질문으로 귀결됐다.
이 과정에서 확신을 하고 내린 결정 자체이다.
진심으로 열망했던 조직이기에 꼭 이곳에서 도움이 되는 구성원으로 거듭나고 싶다.
토스에 입사했다고 해서 이제 끝이라는 안일한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이러한 생각들을 바탕으로 토스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는 2025년이 됐으면 한다.
돈, 명예, 학벌 같은 사회적 자본들이 모두 무의미해진다면, 나는 무엇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나?
1평 남짓 개미굴 작업실
작업실 이사했을때
21년도쯤 개발 처음 시작할때 아무것도 몰라서 일단 파이썬이고 자바고 깔았을때